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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국민 코미디언' 빌 코스비의 몰락

미국 중산층 흑인 가정의 행복한 일상을 담은 시트콤 '코스비 가족.' 1984년 시작해 총 202부 작이 제작될 정도로 화제가 됐던 드라마다. 한국에서도 방영된, 정말 드물게 히트한 흑인 주인공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자상한 아빠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던 배우 빌 코스비는 50년 동안 미국의 대표 코미디언이자 흑인사회의 우상으로 여겨졌던 인물로 지난 2002년 미국 국민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는 자유의 메달까지 받았다. 그랬던 그가 77세의 나이에 추악한 스캔들에 휩싸였다. 7개월여 전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한 성추문 논란은 날이 갈수록 뜨겁다.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여성은 20명이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30~40년 전 연예인 지망생 시절, 코스비가 약을 탄 음료수를 먹인 뒤 성폭행 했다고 털어놨다. 코스비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수많은 의혹에 대한 질문에 시종일관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과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NBC방송은 코스비 주연의 연속극 방영을 이미 취소했고 대학들도 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없애고 자문위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극장에 올려지기로 했던 공연들도 모두 취소됐다. 코스비의 성추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에도 한 피해 여성이 소송을 제기했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그를 기소하지 않았다. 하마터면 그대로 묻혀질 뻔 했던 일이 다시 터져나오면서 코스비는 더이상 피할 곳이 없는 처지가 됐다. 게다가 최근 AP통신이 2005년 코스비가 법정에서 이사직으로 있었던 필라델피아 템플대 전 직원에게 진정제의 일종인 퀘일르드 3알 반을 먹였다고 진술한 문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도 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난 주 열린 이란 핵협상 기자회견장에서 난데없이 나온 코스비에 대한 질문에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에 약을 먹이고 성관계를 하는 것은 '강간'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미국을 포함한 모든 문명국가에서 '강간'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흑인사회 우상' 빌 코스비 성추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직격탄을 날렸다는 리포트는 한국시간 16일 JTBC 뉴스룸을 통해 방송됐다. 취재를 하기 위해 만난 미국인들은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 흑인 여성은 존경이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며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코스비만큼은 그럴 줄 몰랐다고 답했다. 코스비는 지난 50년 동안 겉으로는 흑인사회의 우상으로 여겨질 만한 삶을 살았다. 1988년 아내 카밀과 함께 흑인대학으로 알려진 스펠만대학에 2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장학사업은 물론 여러 재단에도 통 큰 기부를 해왔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상한 아버지, 기부천사 뒤에 숨겨져 왔던 이면은 그동안의 그의 행적과 대비돼 더 추악하다. 코스비의 기소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지난 만큼 10년 전처럼 그냥 묻힐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평생을 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미국 '국민 아버지' 코스비의 몰락은 이미 미국인들은 물론 그를 지켜봐 온 여러 나라 팬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줬다. 성추문 혐의에 대한 언론의 수많은 질문에 "누가 그런 질문을 하라고 시켰냐?"고 오히려 화를 냈던 코스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를 사랑해 온 팬들의 비난을 피할 방법은 없다. 원로배우의 몰락은 이미 시작됐다.

2015-07-19

빌 코스비 "성관계 위해 여성들에게 약 먹였다" 시인

유명 코미디언으로 수십 년 간 인기를 누렸던 빌 코스비(77)가 또 다시 낯 뜨거운 사건에 직면했다. AP통신을 통해 그가 10년 전 법정에서 여성과의 성관계를 위해 최면성 진정제를 몰래 먹였다는 사실을 시인한 증언 기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30여 명의 여성들로부터 성폭행 고소를 당하면서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지난해 말에는 오랜 기간 관계했던 모교 탬플대 이사회에서도 사퇴하면서 사실상 '퇴물'이 됐다. 하지만 이번 증언 기록이 불거지면서 다시 한번 미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05년 자신의 고향인 필라델피아에 있는 탬플대 여자농구팀 코치 안드레아 콘스탄드에게 최면성 진정제 퀘일루드를 먹인 사실을 법정에서 시인했다. 목적은 물론 성관계를 위해서였다. 그는 당시 법정 증언에서 "퀘일루드를 구입하고 이 약을 여성들에게 줄 마음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당시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법정에서 기각됐다. 1980~1990년대 시청률 1위를 달리던 TV 코미디 프로그램 '코스비 가족'의 가장으로 출연한 그는 한 때 익살스럽고 재치가 넘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아버지의 모델'로 그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30여 명의 여성들이 그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서면서 순식간에 인기가 추락했다. 이들 중에서도 코스비가 성관계를 위해 자신에게 약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하지만 코스비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형사 재판을 피해왔다. 그 이전에도 그의 사생아를 낳았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 곤욕을 치렀지만 결국 그녀가 협박죄로 기소를 당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었다. 코스비의 변호인 측은 AP통신이 이 기록을 공개한 것에 분개하고 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이뤄진 일이라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 AP는 연방법원에 증언 기록 공개를 요청했으며 이를 막으려는 코스비 측과의 법정 싸움에서 승리했다. 법원은 6일 "코스비의 부적절한 행동들에 대한 심각한 주장들에 비추어 볼 때 증언이 알려지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에 공개를 허용한다"고 판결했다. 김종훈 기자 kim.jonghun@koreadaily.com

201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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